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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공룡은 단지 화석으로 남아 있을 뿐이지만,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지구 생태계를 지배했던 위대한 생물들이었습니다. 공룡은 언제 어떻게 등장했으며,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아갔고, 결국 어떻게 사라졌을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시간표라 할 수 있는 ‘지질 시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3편에서는 공룡이 출현하고 번성했으며 멸종하기까지의 흐름을 담고 있는 ‘중생대’의 세 시기—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를 중심으로 그 환경과 생물군의 특징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이 글을 통해 공룡이 지구 역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흔적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1. 지질 시대
지질 시대(Geologic Time Scale)는 지구의 형성부터 현재까지 약 46억 년에 이르는 지구 역사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한 과학적 체계입니다. 이 구분은 암석층의 구조와 화석 기록을 근거로 하며, 지구에 살았던 생물의 진화와 멸종, 대륙의 이동, 기후 변화 등을 반영합니다. 지질 시대는 크게 다음 네 단계로 나뉘며, 각각은 더 작은 단위로 세분됩니다.
아래는 최신 국제 지질학 연표(International Commission on Stratigraphy, ICS) 기준 의 지질 연대표를 기반으로 한글로 번역한 표입니다.
누대 | 대 | 기 | 세 | 시작 시기 (백만 년 전) |
현생누대 | 신생대 | 제4기 | 홀로세 | 0.0117 |
플라이스토세 | 2.588 | |||
신제3기(네오기) | 플라이오세 | 5.332 | ||
미오세 | 23.03 | |||
고제3기(팔레오기) | 올리고세 | 33.9 | ||
에오세 | 55.8 | |||
팔레오세 | 65.5 | |||
중생대 | 백악기 | 후기 | 99.6 | |
전기 | 145.5 | |||
쥐라기 | 후기 | 161.2 | ||
중기 | 175.6 | |||
전기 | 199.6 | |||
트라이아스기 | 후기 | 228.7 | ||
중기 | 245.9 | |||
전기 | 251.0 | |||
고생대 | 페름기 | 로핑기 | 260.4 | |
과달루피안 | 270.6 | |||
시수랄리안 | 299.0 | |||
석탄기 | 펜실베이니아기 | 318.1 | ||
미시시피안 | 359.2 | |||
데본기 | 후기 | 385.3 | ||
중기 | 397.5 | |||
전기 | 416.0 | |||
실루리아기 | 프리돌리 | 418.7 | ||
루들로우 | 422.9 | |||
웬록 | 428.2 | |||
랜도베리 | 443.7 | |||
오르도비스기 | 후기 | 460.9 | ||
중기 | 471.8 | |||
전기 | 488.3 | |||
캄브리아기 | 푸롱기안 | 499 | ||
시리즈 3 | 510 | |||
시리즈 2 | 521 | |||
테레뉴비안 | 542.0 | |||
선캄브리아 | 원생누대 | 신원생대 | 1000 | |
중원생대 | 1600 | |||
고원생대 | 2500 | |||
시생누대 | 신시생대 | 2800 | ||
중시생대 | 3200 | |||
고시생대 | 3600 | |||
이오시생대 | 4000 | |||
명왕누대 | 4600 |
이 표는 지구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각 시대의 주요 특징과 생물상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 누대(Eon) - 가장 큰 시간 단위
† 대(Era) - 누대보다 작은 단위, 일반적으로 생물권의 큰 변화 기준
† 기(Period) - 대를 더 세분화한 단위, 주로 퇴적암의 구분에 따라 나뉨
† 세(Epoch) - 비교적 최근의 정밀한 시간 구분
○ 누대 (Eon)
† 지질 시대의 가장 큰 단위
† 총 4개의 누대가 존재
- 현생누대(Phanerozoic) – 우리가 잘 아는 동식물, 공룡, 인류 포함
- 원생누대(Proterozoic) – 초기 단세포 및 다세포 생물 등장
- 시생누대(Archean) – 최초 생명체 등장, 원시 해양 형성
- 혜생누대(Hadean) – 지구 탄생 직후, 암석·바다 형성 이전

○ 대 (Era)
† 한 누대를 몇 개의 대로 나눈 것
† 대표적으로 현생누대는 다음 세 대로 나뉩니다.
† 고생대(Paleozoic Era)
– 약 5억 4천만 년 전부터 약 2억 5천만 년 전까지
– 생명의 대폭발(Cambrian Explosion)로 다양한 다세포 생물이 급속히 등장
– 어류, 양서류, 곤충, 초기 파충류 출현
– 식물의 육상 진출 및 산호초 형성
– 페름기 말 대멸종으로 종료
† 중생대(Mesozoic Era)
– 약 2억 5천만 년 전부터 약 6천 6백만 년 전까지
– 공룡과 파충류가 지배적인 생태계 구성
–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구분
– 속씨식물(꽃 피는 식물)과 조류의 기원 등장
– 백악기 말 소행성 충돌에 의한 대멸종 발생
† 신생대(Cenozoic Era)
– 약 6천 6백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 공룡 멸종 이후 포유류의 급격한 진화와 번성
– 조류, 식물, 곤충 등 현대 생태계 구성 완성
– 인류의 출현과 문명 발달

○ 기 (Period)
† 대보다 더 세분화된 단위
† 공룡이 등장한 중생대는 다음 세 기로 나뉩니다.
†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
– 약 2억 5천만 년 전부터 2억 년 전까지
– 공룡의 조상이 등장한 초기 시기
– 대부분 소형 이족보행 공룡
– 판게아 초대륙 존재, 사막성 기후
† 쥐라기(Jurassic Period)
– 약 2억 년 전부터 1억 4천 5백만 년 전까지
– 대형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 번성
– 아르카이옵테릭스(새의 조상) 출현
– 대륙 분리 시작, 온난 습윤한 기후
† 백악기(Cretaceous Period)
– 약 1억 4천 5백만 년 전부터 6천 6백만 년 전까지
– 속씨식물과 곤충의 공진화
– 케라톱스류, 티라노사우루스 등 다양한 공룡
– 기말 소행성 충돌로 대멸종 발생

○ 세 (Epoch)
- 특히 신생대를 정밀하게 나누는 단위
- 예: 신생대는 팔레오세(Paleocene), 에오세(Eocene), 홀로세(Holocene) 등으로 나뉘며, 인류의 활동은 홀로세 이후의 인류세(Anthropocene) 개념으로 이어지고 있음
† 팔레오세(Paleocene Epoch)
– 약 6,600만 년 전부터 5,600만 년 전까지
– 공룡 멸종 직후, 포유류가 서서히 다양화되기 시작
– 초기 조류와 속씨식물 번성
– 안정된 기후로 생물 다양성 회복 진행
† 에오세(Eocene Epoch)
– 약 5,600만 년 전부터 3,400만 년 전까지
– 포유류의 본격적 다양화와 초식동물 등장
– 고래, 박쥐, 영장류 조상 등장
– 기후는 점차 온난화, 열대림 확장
† 홀로세(Holocene Epoch)
– 약 11,700년 전부터 현재까지
– 인류 문명과 농업의 발달, 도시 국가 형성
– 기후 안정기로 인한 인류 확산
–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기
† 인류세(Anthropocene) (비공식 개념)
– 홀로세 이후, 인류가 지구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기
– 산업혁명 이후부터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많음
– 기후 변화, 대기 오염, 생물 다양성 감소 등이 특징
– 아직 국제 지질학회에서 공식 채택되진 않았지만, 널리 사용되는 지질학적 개념

왜 이렇게 구분할까? 이러한 시간 구분은 지구의 변화 속도를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 화석의 분포 변화
- 대륙 이동
- 기후 변화
- 대멸종 사건 등은 지질학자와 고생물학자에게 중요한 구분 기준이 되며, 이를 통해 특정 지층에서 어떤 생물이 살았는지, 어떤 환경이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 참고 이미지 추천
- UCMP Berkeley – Geologic Time Scale
- The Geological Society – Geological Time Chart (PDF 아래 첨부 참조)
- Wikipedia – Geologic Time Scale
→ 여러 언어로 도표와 설명이 상세히 나와 있으며, 표준화된 최신 시간 구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 공룡의 출현
공룡은 약 2억 5천만 년 전의 중생대(Mesozoic Era)에 등장했습니다. 중생대는 다시 세 시기로 나뉘며, 각각의 시기는 공룡과 고대 생물의 진화에 중요한 전환점을 형성합니다.
① 트라이아스기(Triassic)
공룡의 초기 조상이 출현한 시기입니다. 대체로 소형의 이족보행 공룡이 등장하며, 초기 포유류와 악어류의 조상들도 나타납니다.
대표 공룡 | 특징 요약 |
에오랍토르 (Eoraptor) |
초기 육식 공룡, 작고 민첩한 이족보행 |
헤레라사우루스 (Herrerasaurus) |
가장 오래된 수각류 중 하나 |
코엘로피시스 (Coelophysis) |
군집 생활 가능성, 날씬한 체형 |
플라테오사우루스 (Plateosaurus) |
초기 초식 공룡, 긴 목과 꼬리 |
프로사우롤로푸스 (Prosaurolophus) |
초식 공룡 계통의 초기 형태 |
② 쥐라기(Jurassic)
대형 초식 공룡(브라키오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등)과 다양한 육식 공룡(알로사우루스 등)이 번성합니다. 초대륙 판게아가 분리되기 시작하며, 대기의 온도도 온난화됩니다. 새의 조상으로 알려진 아르카이옵테릭스(Archaeopteryx)도 이 시기에 등장합니다.
대표 공룡 | 특징 요약 |
브라키오사우루스 (Brachiosaurus) |
앞다리가 길고 거대한 초식 공룡 |
디플로도쿠스 (Diplodocus) |
긴 꼬리와 목을 가진 장경류 |
아파토사우루스 (Apatosaurus) |
거대한 몸집, 장경류 초식 공룡 |
스테고사우루스 (Stegosaurus) |
등골판과 꼬리 가시로 방어 |
알로사우루스 (Allosaurus) |
대형 육식 공룡, 쥐라기의 포식자 |
아르카이옵테릭스 (Archaeopteryx) |
깃털 보유, 최초의 새로 간주됨 |
③ 백악기(Cretaceous)
다양한 생물 군이 정착하고 분화되며, 식물계에서도 속씨식물(Angiosperms)이 처음 등장합니다. 공룡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으며, 이 시기의 끝자락에서 소행성 충돌 혹은 격렬한 화산 활동으로 인한 대멸종이 발생합니다.
대표 공룡 | 특징 요약 |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Tyrannosaurus rex) |
거대한 육식 공룡, 강력한 턱 |
벨로키랍토르 (Velociraptor) |
민첩하고 지능 높은 소형 수각류 |
트리케라톱스 (Triceratops) |
세 개의 뿔과 프릴을 지닌 각룡류 |
안킬로사우루스 (Ankylosaurus) |
갑옷 피부와 곤봉 꼬리를 가진 방어형 |
파라사우롤로푸스 (Parasaurolophus) |
관 모양 볏을 가진 초식 공룡 |
마이아사우라 (Maiasaura) |
새끼 돌봄의 증거, 사회적 행동 |
이구아노돈 (Iguanodon) |
초식 공룡, 엄지 발톱 무기화 |
파키케팔로사우루스 (Pachycephalosaurus) |
두꺼운 두개골로 박치기 가능성 |
타르보사우루스 (Tarbosaurus) |
아시아 지역 대형 육식 공룡 |
에드몬토사우루스 (Edmontosaurus) |
오리주둥이형 초식 공룡, 무리 생활 |
지질 시대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생물의 진화와 멸종, 기후 변화, 대륙 이동 등 거대한 지구적 사건들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각 시대는 화석의 종류, 퇴적암의 성질, 생태계 구성에 따라 구분되며, 공룡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 시대를 장식한 중요한 생물군이었습니다.
3. 각 시대의 환경과 생물군 특징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단순히 시간의 구분만이 아니라, 각 시기마다 독특한 환경 조건과 생물군 구성이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공룡의 진화 과정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① 트라이아스기(Triassic)의 특징
이 시기에는 판게아(Pangaea)라는 하나의 초대륙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대륙으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해양의 영향이 적고 기후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사막성 기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비교적 작고, 민첩하며 건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생물에게 유리했습니다.
공룡은 이 시기 말기에 처음 출현했으며, 대부분 소형 이족보행 형태로, 먹이를 추적하거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포유류의 조상, 초기 악어류가 출현하면서 육상 생태계에 다양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② 쥐라기(Jurassic)의 특징
쥐라기에 접어들면서 판게아는 로라시아(북쪽)와 곤드와나(남쪽)로 서서히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해안선이 증가하고, 해양의 영향으로 기후는 점차 온난하고 습한 환경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대형 초식 공룡들이 번성하였으며, 예를 들어 브라키오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같은 장경룡이 넓은 지역에 분포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육식 수각류도 다양화되며,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복잡해졌습니다. 새의 조상인 아르카이옵테릭스의 등장은 조류의 기원을 알려주는 중요한 발견입니다.

③ 백악기(Cretaceous)의 특징
백악기는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로, 대륙의 분리와 해양 확장이 본격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별로 기후와 환경이 다양화되었고, 생물군도 이에 맞추어 더 정교하게 진화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속씨식물(꽃 피는 식물)이 대량으로 번성하며, 곤충과의 공진화를 통해 생태계가 풍부해졌습니다. 공룡은 조각류, 케라톱스류, 파충류형 수각류 등으로 분화하며 다양한 생태적 틈새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백악기 말, 대규모 소행성 충돌(멕시코 유카탄 반도 근처) 혹은 인도 데칸 트랩의 화산 활동으로 기후 급변과 생태계 붕괴가 일어나며, 공룡을 포함한 수많은 생물이 멸종하게 됩니다.

마무리
중생대는 공룡이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다양한 생물 군과 상호작용하며, 결국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각 시기의 환경과 생물군 변화는 단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화석, 지층, 출토 지질학을 중심으로 ‘화석·출토 용어(4편)’을 상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공룡의 흔적이 어떻게 발견되고, 그것이 어떻게 과학적 증거로 사용되는지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